『천막의 자두가르를 더욱 재미있게!』 웅황-광산의 먼지-계관석-리엘가

 본 칼럼은 만화 『천막의 자두가르』의 무대가 되는 땅의 역사나 문화를 연재 형식으로 소개하는 칼럼입니다. 제22막에선 '웅황'이라는 광석에 얽힌 보락친의 회상이 크게 다뤄졌습니다. 제3권의 표지를 장식한 것도 이 광석을 손에 넣은 보락친입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이 웅황의 기본적인 정보와 다양한 쓰임새(약, 독, 물감)를 소개하려 합니다.

웅황이라는 광석

| 웅황이란?

 만화 본편에서 웅황이라고 불리는 광석은 현재 일본에선 계관석이라고 부르는 광석입니다. 깊은 붉은색이 닭의 볏을 닮았다 하여 계관鷄冠석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학명은 Realgar(리엘가)로, 아라비아어로 광산의 먼지를 뜻하는 단어 rahj al-ġār에서 유래했습니다. 화학식은 As4S4입니다. 온천이나 화산 분출구 주변에서 채굴합니다. 빛을 받으면 주황색이 되며, 가루(파라계관석/Pararealgar파라리엘가)가 되는 성질을 지녔습니다.

제16막에서 웅황=광산의 먼지=리엘가(계관석) 이라고 설명하는 장면

 몽골 제국을 다룬 역사서 속에 적힌 웅황에 대한 기록은 매우 적지만, 역사서 『원사』에 따르면 제5대 황제 치세에 중국 남부에서 채굴된 것이 궁정에 납품된 적이 있는 모양입니다. 

 

| 약으로써

 전한(기원전 202~기원후 8년) 혹은 후한(기원후 25~220년)시대에 쓰였다는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초한서(약물학 서적), 『신농본초경』에 웅황을 다룬 항목이 있습니다. 『신농본초경』에 따르면 부스럼을 낫게 하고 벌레의 독을 빼 몸을 가볍게 해 주는 효과가 있어 웅황을 통해 신선이 될 수 있다고 여겨졌던 것 같습니다.

부스럼을 치료하고 몸이 가벼워진다

 또 4세기 초에 갈홍이라고 하는 사람이 신선이 되는 방법을 기록한 『포박자 내편』 제4권 「금단」에는 웅황을 재료로 한 단丹(마시면 선인이 되거나, 허공을 걸을 수 있는 약)의 제조 방법이 실려 있습니다. 이렇게 광석으로 단을 만들어 선인이 되려는 것을 외단이라고 부릅니다.

외단

 현대 중국 전통 의학의 약학서에도 웅황을 다룬 항목이 있습니다. 가루를 기름에 섞은 뒤 염증이 일어난 피부에 바르거나 가루인 채로 환약을 지어 마셔 배 속의 기생충을 퇴치하는 식으로 사용합니다.

 

| 독으로써

 1100년경에 성부(현재의 중국 쓰촨성)의 의사, 당신미가 편찬한 『경사증류비급본초』 교정본 『중수정화경사증류비급본초』에 웅황처럼 붉은 광석을 구워 만든 비상이라는 독극물을 사람을 죽이는 데에 썼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적혀 있습니다. 구우면 독성이 있는 연기가 일어나 바람이 부는 방향과 떨어질 것, 또 바람 아래에 있던 초목이 말라버린다는 이야기도 적혀 있습니다.

비상

 실제로 계관석을 구우면 물에 잘 녹는 무색무미무취의 맹독, 삼산화비소(화학식 As2O3)가 됩니다.

 

| 물감의 재료로써

 계관석은 그림 도구의 재료로도 널리 쓰였습니다.

 예를 들어 몽골 고원 서쪽 중앙아시아 지역의 한 유적에서 발견된 찰흙상(1~4세기, 현재의 우즈베키스탄 지역), 바미얀 유적의 벽화(5~10세기, 현재의 아프가니스탄 지역)에서 계관석이나 계관석과 비슷한 광물로 그림 도구를 만들어 사용한 흔적이 검출되었습니다. 

 

 서아시아 지역에서도 예를 들어 만화 본편과 거의 같은 시대인 1224년 이라크에서 그려진 그림에서 파라계관석을 사용해 만든 노란색 물감으로 칠한 흔적이 발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