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막의 자두가르를 더욱 재미있게!』 몽골 제국 미식 탐험

 본 칼럼은 만화 『천막의 자두가르』의 무대가 되는 땅의 역사나 문화를 연재 형식으로 소개하는 칼럼입니다. 이번 주제는 음식입니다! 제17막에서 주인공 파티마가 만들고 퇴레게네가 먹고 보락친이 둘러본 유제품을 중심으로, 지금까지 등장한 고기 요리나 과일 등과 함께 당시 식생활을 소개하려 합니다.

 

| 유제품

 유목민이 키우는 가축의 젖은 그대로 마시지 않고 다양한 유제품의 재료로 쓰였습니다. 제17막(1230년)으로부터 약 30년 후, 13세기 중반에 몽골 제국을 방문한 기독교 선교사 뤼브룩의 여행기엔 소의 젖을 사용한 버터나 '쿠루트'라는 유제품을 만드는 방법, 또 말의 젖을 사용해 마유주를 만드는 방법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들은 소의 젖에서 가장 먼저 버터를 추출한 다음, [나머지] 것들은 완전히 마를 때까지 끓입니다. 그런 다음 이러한 용도를 위해서 준비해둔 양의 위(胃) 안에 그것을 보관합니다. 비록 버터에 소금을 치지는 않지만 그렇게 끓였기 때문에 [썩어서] 악취를 풍기지는 않습니다. 그들은 이것을 겨울을 위해서 보관합니다. 버터를 추출하고 남은 젖은 신맛이 날 때까지 저은 다음 끓이는데, 끓는 동안 응고시킵니다. 응유(凝乳)는 햇볕에 말리면 마치 용재(鎔滓)처럼 단단해지며, 그것을 겨울까지 주머니 안에 넣어둡니다. 겨울이 되어 젖이 부족해지면, 그들은 쿠루트라고 불리는 이 신맛이 나는 응유를 가죽 주머니 안에 넣고 거기에 뜨거운 물을 부은 다음, 그것이 물에 녹을 때까지 세차게 젓습니다. 그러면 그것이 녹은 물은 완전히 신맛으로 변합니다. 그들은 젖 대신에 이 물을 마시며, 그냥 물은 마시지 않으려고 각별히 조심합니다.[각주:1]

 

 뤼브룩은 버터에 대해서는 매우 간단하게 적어 두었지만, 14세기 중반 원나라에서 만든 요리나 농업, 관혼상제의 방법이 적힌 책 『거가필용사류전집』에서 정보를 모아 대략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은 그림이 됩니다.

우유를 끓여 피막을 얻는 과정 (제17막)

 뤼브룩의 기록에는 마유주를 만드는 방법도 적혀 있습니다.

 

 여름에는 그들이 관심을 두는 것은 오로지 쿠미즈입니다. (중략) 많은 양의 젖을 모으는데, 그것이 신선할 때는 마치 우유처럼 맛이 있습니다. 그들은 그것을 커다란 가죽 혹은 주머니 안에 붓고 이런 용도를 위해서 만든 작대기로 휘젓기 시작합니다. 그것은 아랫부분의 끄트머리는 남자의 머리 정도로 두꺼우며 속은 파서 빈 것입니다. 그것을 빨리 저으면 마치 새로 빚은 포도주처럼 거품이 일기 시작하고, 신맛을 내며 발효가 됩니다. (중략) 그것을 마시면 마치 라페 포도주처럼 혀를 톡 쏘지만, 다 마시고 나면 혀에 아몬드 밀크와 같은 맛을 남깁니다.[각주:2]

 

마유주를 만드는 모습. 좌측 상단의 여성이 가죽 주머니의 내용물을 휘젓고 있다. (제9막)

 이처럼 다양한 기록이 남아 있는 유제품이 2019년, 몽골 북부 후브스굴 현 올랑올에서 발굴되었습니다. 영구동토라는 환경 덕에 700년 이상 된 버터가 옹기 항아리에 담긴 상태로 썩지 않고 남아 있었습니다. 하지만 항아리 입구에 심지가 타올랐던 찌꺼기가 붙어 있는 걸로 보아 이 버터는 식용이 아닌 연료였던 모양입니다.

 

| 고기 요리

 칭기즈 칸 시대의 수도였던 아부라가 유적(현재의 몽골 헹티 현)이나, 오고타이 칸 시대 이후의 수도였던 카라코룸 유적(현재의 몽골 우부르항가이 현)에서 발견한 동물 뼈를 통해 당시의 사람들이 양, 염소, 소, 말, 낙타, 개 등의 가축은 물론이고 타르바간(시베리아 마멋), 사슴, 토끼 등의 야생동물을 먹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런 동물은 어떻게 해체하고, 조리하고, 대접했을까요? 우선, 동물을 해체할 땐 배를 조금 가른 뒤 그곳에 손을 넣고, 심장 근처의 혈관을 가르는 방법으로 해체했습니다.

양을 해체하는 모습 (제8막)

 조리 방법의 경우 『흑달사략』(1230년대 남송의 황제 이종의 명령으로 몽골 제국을 방문한 팽대아와 서정이 남긴 견문록)에 '구워 먹는 게 9할, 삶아 먹는 게 2~3할'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또 뤼브룩의 여행기에는 연회에서 양고기를 대접하는 방법이나 소, 말의 말린 고기, 말고기 소시지 등 가공식품에 대해서도 적혀 있습니다.

1228년 총회의(쿠릴타이) 연회에서 대접한 양고기 (제8막)

 참고로 아래는 현재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 시내의 슈퍼마켓에서 파는 유제품, 가공식품의 예입니다. 버터나 피막, 쿠루트는 뤼브룩의 여행기나 『거가필용사류전집』에서의 표기를 그대로 적은 것입니다.

 

| 그 외 — 곡물, 과일

 아부라가 유적이나 카라코룸 유적을 조사한 결과 보리, 밀, 귀리, 기장 등의 곡물과 멜론, 대추, 무화과, 포도, 구기자, 딸기 등의 과일을 먹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곡물은 유적 내부나 근처에서 재배된 것과 달리, 과일의 대부분은 유적지에서 생산된 게 아닌 먼 곳에서 교역을 통해 얻은 물품이었습니다.

멜론 (제15막)

  1. 플라노 카르피니, 윌리엄 루브룩, 『몽골 제국 기행 - 마르코 폴로의 선구자들』, 김호동 역주, 까치(2015), p186-188. [본문으로]
  2. 플라노 카르피니, 윌리엄 루브룩, 『몽골 제국 기행 - 마르코 폴로의 선구자들』, 김호동 역주, 까치(2015), p181-186.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