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칼럼은 만화 『천막의 자두가르』의 무대가 되는 땅의 역사나 문화를 연재 형식으로 소개하는 칼럼입니다. 이번에는 번외편 『#15.5② 천막의 자두가르 은화 편』 전편의 줄거리와 몽골 제국에 존재했던 저마다의 신앙을 소개하려 합니다.
※번외편은 정발본에 미수록, 현재 일본 연재 사이트에서도 내려간 상태. 본 번역본에 첨부한 사진은 전부 칼럼에 첨부된 사진을 임의로 번역한 것입니다.
| 번외편 전편의 줄거리
이번 이야기는 역사서 『집사』 오고타이 카안 편에 수록된 일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입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어느 날, 오고타이와 형 차가타이는 함께 사냥을 하러 갔다. 돌아가는 길에 몸을 씻는 무슬림 남성을 보았다. 몽골 사람들은 봄여름에 해가 떠 있을 때 물에 들어가는 것이나, 강에서 손을 씻는 걸 금기로 여겼다. 이런 행위가 무서운 번개를 일으킨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차가타이는 이 금기를 어긴 남성을 죽이려 했다. 오고타이는 다음 날 다시 조사하자며 차가타이를 말렸고, 부하 다니쉬맨드 하집에게 두 가지 명령을 내렸다. 첫 번째는 남성이 몸을 씻은 물속에 1발리시를 던져 넣을 것. 두 번째는 그 남성에게 다음날 조사에서 '저는 가난해서 물속에 떨어진 돈을 주우려고 물에 들어갔습니다.'라고 말하라고 전달하라는 것이었다. 1
⸻다음 날 조사에서 남성은 다니쉬맨드 하집이 전달한 대로 진술했고, 실제로 물속에선 은 1발리시가 발견되었다. 그때 오고타이는, 이 남성은 일부러 법을 어기려던 게 아니라 가난 때문에 금기를 깰 수밖에 없었던 거라고 말하며 용서하였고, 남자에게 은 10발리시를 건네 다음부터 같은 행동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이 일화는 오고타이와 차가타이의 통치 방식의 차이나 은(발리시)의 유통 상황 등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하지만 본 칼럼에선 '물에 들어가는 것이나 강에서 손을 씻는 것이 천둥을 부른다'는 부분에서부터 당시의 신앙에 대해 이야기하려 합니다.
| 낙뢰의 사후처리 ⸻ 샤머니즘
물에 들어가는 것이나 강에서 손을 씻는 것이 번개를 부른다는 무서운 행위라고 생각했던 몽골 사람들. 하지만 현대의 우리는 이런 행위가 번개를 부르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낙뢰로 사망자가 발생한 경우, 어떤 사후처리를 했을까요. 몽골 제국을 방문한 기독교 선교사 카르피니는 여행기에서 다음과 같이 적었습니다.
죽은 이의 친족이나 그 집에 살고 있던 이는 하나도 남김없이 불로 정화해야만 한다. 이 액땜은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진행된다. 우선 두 곳에 불을 피우고 그 근처에 각각 창 한 자루를 세운다. 두 자루의 창 끝에 밧줄을 묶고, 밧줄을 작은 벅크람 천으로 연결한다. 이 밧줄과 밧줄에 달린 천 아래, 두 불 사이에 사람과 동물, 집이 지나가게 한다. 여성 한 명씩이 양쪽에 서서 물을 뿌리며 주문을 읊는다. 이때 바퀴가 떨어지거나 무언가가 땅으로 떨어지면 주술사는 떨어진 물건을 자신의 것으로 삼는다. 또, 낙뢰로 죽은 사람이 있을 경우 같은 곳에 살던 사람은 한 명도 빠짐없이 상술한 것처럼 불과 불 사이를 걸어야만 한다.
위 기록을 통해 주술사(무당, 흔히 말하는 샤먼)가 낙뢰에 의한 것을 포함하여 죽은 자가 나왔을 때의 사후 처리를 담당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만화 본편에도 자다석을 사용해 기우제를 지내거나 정령에게 미래를 묻는 샤먼의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이런 샤먼을 중심으로 한 신앙을 샤머니즘이라고 합니다.
몽골인은 하늘(유일신, 모든 것을 창조한 조물주)을 숭배하며 칭기즈 칸이 세계를 지배하고 패업을 달성한 게 하늘의 명령과 가호 덕분이라 생각했습니다. 몽골 제국 궁정의 샤먼은 양의 뼈를 태워 점을 치거나, 하늘의 의사를 묻고 그걸 주군에게 전달했습니다.
| 물로 몸을 정화한다 ⸻ 이슬람교
이번 번외편에서 물에 들어가 몸을 씻으려던 이슬람교도. 이슬람교에선 예배 전에 몸을 물로 정화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건 몽골인들에겐 금기를 건드리는 행위였습니다.
몽골 제국은 신앙의 자유를 보장했지만, 신앙의 자유는 이렇게 물에 들어가는 행위나 제8막에서 그려진 가축을 도살하는 방법 등에선 제한되었습니다. 몽골에선 양의 배를 조금 자른 뒤 구멍에 손을 넣고 심장 근처의 혈관을 가르는 방법으로 양을 해체합니다. 반면 이슬람교에선 다음과 같이 목을 잘라 피를 빼내는 방식으로 양을 해체합니다. 칭기즈 칸 시대부터 이슬람의 도살 방식은 금지되었습니다.
이슬람교는 7세기 초에 성립되어 그 후 서아시아를 중심으로 신자가 널리 퍼지게 되었습니다. 이슬람교 내에도 시아파나 수니파 등의 파벌이 있는데, 이 파벌은 이번 번외편 『#15.5① 천막의 자두가르 부엌 편』 후반부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번외편은 정발본에 미수록, 현재 일본 연재 사이트에서도 내려간 상태.
| 그 외 신앙 ⸻ 전진교, 경교, 불교 등
샤머니즘이나 이슬람교 외에도 전진교(도교의 일파, 제6막에 창시자의 제자 장춘진인이 등장),
경교(기독교의 일파, 네스토리우스파라고도 함. 툴루이의 비妃 소르칵타니 베키 등이 믿음),
불교 등, 다양한 신앙을 가진 사람들이 몽골 제국을 오갔습니다.
- 쿠빌라이 칸 시대에는 몽골 제국 전역에서 페르시아어로 '발리시(베개)', 위구르어로 '야스투크(베개)', 몽골어로 '스케(도끼)'라고 불린 약 2kg 상당의 은괴가 공용 화폐로 쓰이고 있었음.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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